작물을 재배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바로 광량, 즉 햇빛입니다. 작물은 광합성을 통해 에너지를 만들고 성장합니다. 작물이 자라는 시기에 일조량에 따라서 수확량과 품질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빛을 충분히 받지 못한 작물은 물과 양분이 적절히 투입되어도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품질 좋은 열매가 달라지 않습니다. 또한 병에 걸리기도 쉽습니다. 작물이 자랄 때는 자연광을 풍부하게 받는 것이 가장 좋지만 계절과 날씨에 따라 일조량이 일정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최근 지어진 스마트팜에서는 환경제어를 통해 부족한 광량을 보충해 줄 수 있도록 설계됩니다. 스마트팜 내부에 식물조명(인공광)을 설치해 햇빛이 부족할 때 보광을 해주는 방식입니다. 사계절이 있는 한국의 경우 겨울로 접어들수록 일조량이 확연히 줄어들게 되는데 이때 작물들은 성장속도가 느려지고 수확량도 적어집니다. 이는 낮은 온도로 인한 원인도 있지만 보온이 되는 스마트팜에서는 햇빛의 영향이 가장 큽니다.
광량부족이 작물에 미치는 영향은 오이를 기르는 스마트팜에서도 마찮가지입니다. 오이는 성장속도가 빠른 과채인데 봄, 여름, 가을까지 일조량이 풍부할 때는 정식 후 25일 만에 첫 수확을 하기도 합니다. 낮의 길이가 짧은 겨울에는 자라는 속도가 느려서 30일에서 35일정도가 필요합니다.
오이 스마트팜에서는 겨울철에 식물조명을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해가 늦게 뜨는 오전 시간대와 해가 일찍 지는 오후 시간대에 주로 사용하고 눈이 오거나 흐린날에도 식물조명을 켜서 보광을 합니다. 보온이 필요할 때에도 간헐적으로 활용합니다.
여름에는 장마철에 흐리거나 비가 올 때 식물조명을 켜줍니다. 식물조명이 태양광을 완전히 대처하지는 못합니다. 밀폐형 엽채류 스마트팜에서는 100% 인공광으로 작물을 재배하기도 하지만 오이와 같은 과채는 작물 특성상 훨씬 많은 광량을 필요로 합니다. 특히 해가 없는 날이 3일 이상 지속되면 식물조명의 효과는 크게 떨어지지만, 보광 차원에서 틈틈히 사용해 주면 누적광량 부족으로 인한 오이의 낙과, 곡과, 병해 등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 도입된 과채 스마트팜 식물조명의 효과는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해 보이며 데이터 축적을 통한 설비 개선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오이뿐만 아니라 토마토, 파프리카 등의 과채와 기타 여러 작물들의 특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작물별 연구도 한국의 기후 특성에 맞게 진행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한국도 네덜란드처럼 스마트농업 분야의 선진국이 되길 바라봅니다.